2021. 8. 15. 23:20ㆍ여행
이번 여름은 작년 여름보다 더 침체되어있다.
개인적인 일들과 머리속에 고민거리들이 있어서겠지만
코로나로 여행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설렘이 사리져서
그런 것 같다.
이번 주에 할 일이 많아 휴가는 엄두에도 못내니
사람이 많을 연휴라는 걸 알지만 물가로 가보고 싶었다.
드넓은 바다에 반짝이는 모래해변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이미 강원도 바다는 갈 시간을 놓쳐버렸다.
겨우 생각해 낸 곳은 작년에 너무 좋아 2번이나 갔다 온 동막리 계곡이다.
그곳도 워낙 사람이 많을 것 같았지만 산골 깊숙히 자리잡은 연천 계곡이
강원도 해변보다 웬지 사람이 적을거 같다는 희망을 안고 떠났다.
하지만 희망은 희망일 뿐.. 가는 동안 군데군데 차는 막혔고
우리가 작년에 갔던 그나마 물 많고 넓은 계곡은
주차한 차들로 일렬로 줄서 있어 더이상 들어가면 안될거 같았다.
하지만 2시간 걸려 온 계곡에 물을 안 적실 수 없어 조금 더 위로 올라갔다.
주차가 가능한 공간이 보이고 오른쪽 밑으로 사람들 소리가 들렸다.
내려가기 어려워 보였고 물도 너무 적었다.
하지만 모여있는 사람도 적고 이 곳이 아니면 놀 수 없을 듯했다.
거친 경사면을 짐을 싸들고 내려가 반가운 물에 발을 담갔는데..
흠... 작년에 왔던 그런 물의 수질이 아니었다.
발밑으로 피래미와 모래무지 같은 고기들이 정신없이 움직였지만
녹조가 낀 미끄러운 바위와 뿌연 물의 상태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비가 꽤 온거 같았는데 그렇지도 않았나보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안 모여있는 것만도 어디냐며 자리를 폈고
아들은 천천히 계곡물에 스며들었다.
차갑지고 덥지고 않은 미지근한 계곡물에 이끼 낀 바위들.. 뿌여서 잘 안보이는 피래미들이 전부였지만
나를 둘러싼 산등성이가 이뻤고 산등성이에 비집고 쑥쑥 자라고 있는 나무들이 아름다웠고
하늘에 떠있는 하얀구름들은 참 설레게 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3시간이나 잘 놀고 여름에 놀았다는 추억을 만들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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