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 (1)
2020년 2월 코로나가 막 시작할 무렵 싱가포르 여행 후 해외여행은 갈 엄두를 못냈었다.
코로나로 3년이 지난 2023년 가족여행을 가기로 결심하고 대만을 여행지로 택했다.
일단 남편 휴가 문제로 짧게 다녀와야했고 오랫동안 비행기를 타는 것도 익숙치 않아 2시간 30분 거리의 대만으로 정했다. 남편과 아들 모두 바다와 수영장을 좋아해서 힐링하는 여행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처음에는 대만 남부의 가오슝을 갈까했지만... 이미 괌과 사이판을 다녀왔기 때문에 가오슝은 우리의 기대에 못 미칠 것 같았고, 가오슝에 가려면 대만에 도착해서도 한 두시간 정도 더 가야되서 여로가 좋지 않았다.
저녁 8시 45분 중화항공이라 남편 퇴근 후 바로 인천공항으로 떠났다. 오랜만에 해외여행에 대한 설렘은 공항에 더 커진다. 일단 대여한 와이파이 도시락을 받고 대만에 늦게 도착할테니 미리 환전을 했다. 미국달러를 대만 달러로 바꾸는 게 환율이 좋다고 해서 공항에 미국달러를 들이밀었더니 한국에서 그렇게 바꾸면 이중으로 환전 수수료가 발생해서 그냥 한화를 대만달러로 바꾸란다. 대만에서 바꿀때만 미국달러가 유리한가보다. 공항이라서 그런지 환전 우대를 받았지만 대만 1달러가 약 47원 정도였다. 약간 마음이 쓰렸지만 어쩌겠는가 여행은 이렇게 눈가리고 당하는 소비가 있어야 제맛인 걸...ㅜ
떠나기 전 한식을 먹어야된다면서 남편은 2터미널 지하에 있는 푸드코트에서 한식으로 저녁을 먹자고 한다.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안먹으면 안될 것 같아 순두부 찌개를 시키고 남편은 비빔밥, 아들은 불고기를 맛있게도 먹었다.
오랜만에 입국장에 들어가니 긴장이 되서 일단 탑승동으로 우선 이동했다. 면세점들을 지나치고 아들은 벌써부터 어딘 가에 앉아 지루해했다. 면세점에서 무언가 사고 싶은 의지는 없고 대략 눈으로만 쓰윽 보면서 시간을 떼우고 중화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 중화항공은 대표 색이 연보라색인지 의자 시트, 승무원 유니폼이 연보라가 눈에 띄었다. 좌석은 좀 낡아보였고 의자 뒤에 달린 화면도 옛날 모델 같았다. 화면 터치가 잘 안되고 한참 몇 번을 눌러야 인식이 되서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2시간 30분이면 도착하니까.... 마음을 가다듬고 볼 수 있는 화면만 시간때우듯 봤다. 그리고 나온 기내식!!
아들과 나는 기대에 찬 눈으로 기내식을 하나씩 열고 사진을 찍고 음미했다. 다행히 기내식으로 나온 치킨밥은 아들 입맛에 맛나보다. 그리고 눈에 띄는 "情" 초코파이! 이게 피로한 비행기 시간을 달콤하게 해줬다.
기내식 먹고 간식먹고 하다보니 어느 새 대만 도착! 늦게 출발해서 (30분 지연출발..ㅜ) 대만시간으로도 11시가 넘어 도착했다. 미리 trip.com으로 픽업서비스는 예약해놔서 기사가 공항에서 도착해있어서 바로 첫 호텔인 리젠트에 도착했다.
리젠트 호텔은 여러 고심끝에 선택한 호텔인데 원래 하얏트를 갈까하다가 대만에서 귀신나오는 호텔이라는 유투브 내용을 보고 바로 손절하고 시내 중심의 다른 호텔들을 검색하다가 웬지 덜 번잡해 보이는 리젠트로 예약했다. 리젠트 호텔은 5성급 호텔이고 뷔페가 유명한 곳이다. 대만의 4, 5성급 시내 호텔들은 웬지 번잡해보이고, 방도 좀 작아 보이는 데 리젠트 호텔은 방이 좀 여유가 있고, 뭔가 더 고급진 느낌이었는데 내 판단이 맞는것 같다. 그리고 2인 조식 포함해서 이틀에 42만원 정도에 결제했으니 가심비도 높았다.
재미있는 점은 아들 조식이 포함이 안되서 가격을 물어보니 나이를 물어보는 게 아니라 아이 키를 물어보았다. 여기서는 아이의 키를 기준으로 130cm가 넘으면 어른 가격을 받는다고 한다. 이런... 150cm를 훌쩍넘은 만 12세가 안된 우리 아들은 어른 요금으로 조식을 먹게되었다. (2일 총 968 대만 달러) 체크인 하면서 안내 직원이 아이가 커서 더 큰방으로 가지 않을래? 하고 물었다. 추가 요금을 요청해서 내가 본 방 침대 사이즈가 꽤 넓었는데 싶어서 괜찮다고 했는데 업그레이드 안하길 다행이다. 충분히 가족 3명이 자도 괜찮은 크기의 침대였다. 그리고 침대가 상당히 푹신하고 편안했다. 해외에서 꿀잠이 참 중요한데... 침대가 상당히 좋아서 아이도 남편도 잘 잤다고 하니 그러면 다행이다.
이렇게 도착한 날은 끝이나고 다음날 부터 본격적으로 여행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