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탄생, 다시 장인이다
저자: 장원섭(연세대 교육학과 교수)
장인의 현대적 의미를 고찰하는 연구를 기반으로 작성된 책이다.
'장인의 탄생'이 2015년 교수의 5년여간의 연구결과를 집적하였다면
'다시 장인이다'는 2018년 이전 책의 보완된 내용을 대중들이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작성되었다.
내용적으로는 '장인의 탄생'이 세부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고
의미점들을 생각해본다.
작가는 장인이란 일하는 사람의 전범 으로서 장인성을 가지고 있다고 정의한다.
장인성이란 장인정신과 다르게 마음과 정신에 한정하는 것이 아닌
그 분야의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일번적인 성질이나 특성을 전반적으로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다시, 장인이다'p28)
작가는 15명의 인터뷰화 심층 조사를 바탕으로 현대 장인들의 장인성에 대해 분석을 했는데
8가지의 요소로 귀결시킨다. 이 8가지 요소는 선순환하면서 장인을 더 발전시키는 요소가 된다.
1) 성장 의지
2) 지독한 학습자
3) 일의 해방자
4) 창조적으로 일하는 자
5) 배움을 넓히는 자
6) 베푸는 사람
7) 정상에 오른 사람
8) 고원에 사는 사람
작가는 후속 책인 '다시, 장인이다'에서 현대 4차 산업시대에 장인의 의미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산업시대에는 분업에 따라 단편의 업무만 잘하면 되었고고 완성된 것은 노동자의 관심에 없었다.
하지만 탈산업화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맞춤형 생산과 서비스가 강조되면서 유연하고 창의성이
중요해졌다. 그래서 신으로부터 직업적 소명의식에 따른 보상을 확인하는 노동의 시대가 아니라
스스로 일하는 사람이 일의 재미와 의미를 찾고 주체적으로 일의 과정을 관리하고 통제하며 열정적으로
일하는 시대가 왔다. (Torvalds et al, 2002)
작가는 장인성 연구를 통해 전통의 장인과 같이 희소성의 개념보다 일상의 일터에서 장인성이 확대되는 것을
목적으로 연구한 흔적이 느껴진다.
특히 '이것은 장인이 아닌 모든 사람에게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준다.
작은 일이라도 잘한 것을 주변 사람들이 칭찬하고 인정해주면 더욱더 그렇게 할 수 있는
행동과 태도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일과 배움의 전범으로서 장인을
연구한 한 가지 이유이기도 하다(p352, 장인의 탄생)'라는 말을 통해 작가가 장인을 전통적인 장인의 영역을 벗어나
일터에서의 전범으로서의 장인을 연구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직과 개인의 따뜻한 만남이라는 표현을 통해 장인을 육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토대는 조직과 그 구성원인
개인의 의미 있는 만남을 이루어 나가는 것에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조직과 개인이 서로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조직이 감시하고 개인은 무임승차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깰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작가는 장인 육성 프로그램은 3단계로 설정하여
초급과정은 일의 가치와 숙련을 형성하여 장인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와 힘을 갖는 단계
중급과정은 일의 확장과 창조 단계로 일의 해방을 통해 단순한 종속인에서 일의 주인이 되는 단계
고급과정은 배움의 넓힘과 베푸는 과정으로 통해 장인성을 형성하는 단계로 제시한다.
작가는 현대사회는 개인이 조직 간 이동을 하는 일이 많고 특정 조직인으로서 삶이 흐려지기 때문에
스스로 '덕후'가 되어 자신만의 고유한 전문성을 브랜드로 삼아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마무리한다.
즉 리처드 서넛(2010) 질문대로 노동하는 동물인 '아니 말라보 란스'로 생계를 유지하는데 급급해하지 않고
일하는 인간 즉'호모 파베르'로서 의미 있게 살아갈 것을 제안한다.
경력 15년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내가 내 스스로 그리고 조직 내에서 맞닥뜨리는 많은 의문들을 생각해보고
답을 찾게 하는 책이었다.
특히 워킹맘으로 육아에 지쳐 직장을 그만두고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왜 내가 그만두지 않고 잡고 있었는지
생각해보았다. '호모파베르' 일하는 인간으로서의 본능도 있었고, 나만의 고유한 '전문성'이 없다는 이유로
경력이 단절되었을 때 다시 사회로 나올 수 없다는 두려움에 따른 마지못한 선택이었던 거 같기도 하다.
본능에 따라 무엇인지도 모르게 일을 하면서도 순간순간 내가 일한 결과물이 회사의 성과물로 인정될 때,
내 일로 타인이 도움을 받았을 때, 나를 이끌어주는 선배가 나를 이해해줄 때,
내가 좀 더 나은 자리에서 좀 더 많은 권한을 갖고(물론 책임도 있지만^^;) 일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이런 요소들이 15년을 힘겹게 일터에 부여잡게 했던 원동력이었던 거 같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인간의 본능으로서 일하는 것을 넘어 '전문성' 나만의 고유 콘텐츠를 갖고 싶은 욕구로
에 확장하고 싶은 욕구가 더 크다. 이런 내 안의 요소들이 장인성과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들고
이런 생각의 확장은 누가 외부적으로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닌 내부의 요소가 있어야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나는 이런 장인성 교육 프로그램에 있어서 외적 요인이 아닌 내적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상황, 환경, 요소들이 좀 더 연구가 되었으면 한다. 조직이 감시하고 개인이 무임승차하는 악순환의 고리는 너무나 쉬운 본능 성이기 때문에
해서는 외부의 부자연스러운 교육보다 개인의 내적 동기유발 요소를 통제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작용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또한 작가가 언급한 장인성을 보편적 일터에서 적용하는 목적에 큰 의미를 더하며, 현재 정부가 공공기관 등에
적용 중인 NCS(국가 직무능력표준,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에 대해 장인성 연구와 연계하여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 고용노동부에서 의무적으로 채용 시에는 NCS 채용을 강제하고 있으나 채용 이후 배치, 전환 등의
인사관리 측면에서는 직무 기반의 제도가 운용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장인성 개발이 현장에서 많이 어려운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요즘 젊은 일터 구성원들이 일을 시작할 때 과연 얼마나 본인의 특성과 속성을 이해하고 열정과 확장을 할 수 있는
일을 택하는지는 고민을 해봐야 한다. 장인성을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 본인이 열정과 관심이 있는 일의 범주 안에서
장인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나 또한 40, 경력 15년 이제야 조금은 장인성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단계이니 말이다.